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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교양사전 365] #37 책임 (이종원 교수, 계명대학교)
14 Jun 2023
[기독교교양사전 365] #37 책임 (이종원 교수, 계명대학교)
온맘 큐레이터 · 10 시청

[기독교교양사전 365] #27 주기도문 (조재천 교수, 전주대학교)

12 시청

기독교교양사전 365 프로젝트의 뜻에 동참하시고자 하는 분들은 아래의 계좌로 후원하실 수 있습니다. 후원하실 때에 '성함(365)', 예를 들어 홍길동(365)라고 써주시면 됩니다.

카카오뱅크 79791050098(신익상, 한국기독교교양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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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기도문

기독교에서 일반적으로 ‘주기도문’이라 부르는 기도가 있습니다. ‘주의 기도’, ‘주님의 기도’라고도 하고요. 이 이름은 라틴어 Oratio Dominica를 그대로 번역한 것입니다. 다른 이름이 또 하나 있습니다. ‘주께서 가르치신 기도’라는 것인데, 이건 누가복음 11장에서 ‘주여, 우리에게 기도를 가르쳐 주소서’라는 요청에 대한 응답으로 이 기도가 주어진 상황을 배경으로 합니다. 그리스어로 기도의 첫 마디가 “우리 아버지여”라서 외국에서는 그것을 이름 삼아 부르기도 합니다. “Our Father”, “Notre Père”, “Vater Unser”, 라틴어와 그리스어로는 “빠떼르 노스떼르”, “빠뗄 헤몬” 같은 식입니다.

주기도문은 마태복음 6장 9-13절에 나오고 누가복음 11장 2-4절에도 나옵니다. 둘 중 더 긴, 마태복음의 것이 기독교 예전에 사용되어 왔습니다. 마태복음 판이 누가복음 판보다 더 길고 내용이 많을 뿐 아니라, 이 기도를 가르치게 된 정황도 누가복음과 다릅니다. 누가복음에서와 달리, 마태복음에서 예수는 먼저 유대인들의 위선적인 기도, 비유대인들의 미신적인 기도를 비판합니다. 그리고 나서, ‘너희(제자들)은 이렇게 기도하라’는 말을 필두로 기도문을 제시합니다.

마태와 누가의 버전 사이에 제일 큰 차이는 아마 마태복음 기도문 끝에 붙은 송영일 겁니다. “나라와 권세와 영광이 당신께 영원히 있습니다”--이것은 필사본들과 다른 정황을 종합적으로 볼 때 원래 마태복음에 없었던 것인데, 역대상 29장 11절을 기반으로 초기 기독교인들이 예배 때 이 기도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덧붙인 것으로 보입니다. 마태복음만이 아니라 누가복음 한 지점에도 흥미로운 필사본의 다양성이 나타납니다. 누가복음 11장 2절에 고대 사본 중 ‘당신의 나라가 오게 하소서’ 대신 다음과 같은 기도문이 나오는 필사본이 있습니다: “당신의 거룩한 영이 우리에게 내려와서 우리를 정결케 하소서”.

마태복음을 기반으로 한 주기도문에는 모두 일곱 개의 청원이 들어 있습니다. 앞의 셋은 하나님의 영광을 높이는 내용이고 뒤의 넷은 사람의 주요한 물리적 영적 필요를 채워달라는 내용입니다. 다만, 매일의 양식을 청하는 네 번째 청원에서, 그리스어 단어 ‘에피우시오스’의 의미가 무엇인지가 불명확합니다. 대부분 역본에서 ‘필요한’, 또는 ‘일용할’(daily)이라고 번역되었지만, 실상 이 단어의 어원이나 쓰임새를 살펴보면, ‘존재를 위한’, ‘내일을 위한’을 뜻하기도 합니다.

우리말 주기도문에는 특이한 점이 있습니다. 우리말에는 존칭 2인칭 대명사가 불분명합니다. 그래서 그리스어 원문과 대부분 다른 언어들이 기도를 듣는 하나님을 직접 2인칭으로 지칭하는데 반해, 우리말에서는 그것을 번역하지 않거나, ‘주’ 또는 ‘아버지’로 바꾸어 번역을 했습니다. 한 번 들어보세요. 먼저, 개신교에서 전통적으로 사용하는 버전입니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여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
나라이 임하옵시며
뜻이 하늘에서 이룬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
오늘날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옵시고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 자를 사하여 준것 같이 우리 죄를 사하여 주옵시고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옵시고
다만 악에서 구하옵소서
나라와 권세와 영광이 아버지께 영원히 있사옵나이다 아멘

이 기도문은 1938년 판 『셩경개역』의 맞춤법만 고친 1956년 판 『성경전서 개역한글판』의 마태복음 본문입니다. 그 동안 시대에 맞는 우리말 어법과 정확한 성경원문을 반영해서 새로운 국역 성서가 여럿 나왔지만, 주기도문은 옛 것을 그대로 사용합니다. 그러한 형편을 개선하고자 2004년에 62명의 신학자가 참여해서 ‘새 주기도문’을 만들었습니다. 일부 교회는 그것을 채택했지만, 그보다 더 많은 교회들은 여전히 1938년 판 번역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2004년 판 새 주기도문 한 번 들어보세요.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을 거룩하게 하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소서.
오늘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우리가 우리에게 잘못한 사람을 용서하여 준 것 같이 우리 죄를 용서하여 주시고,
우리를 시험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악에서 구하소서.
나라와 권능과 영광이 영원히 아버지의 것입니다. 아멘.

구 주기도문에는 둘째부터 넷째 청원까지 원문에 있던 2인칭 대명사를 번역하지 않았는데, 새 주기도문은 모두 ‘아버지의’라고 옮겼습니다. 마지막으로 가톨릭 교회에서 사용하는 주기도문도 들어보시죠.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가 용서하오니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하시고 악에서 구하소서 아멘

여기에도 ‘당신의’ 대신, ‘아버지의’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가톨릭 버전에는 송영이 없이 끝납니다.

우리말 기도문의 특이점 한 가지를 더 언급해야 할 것 같습니다. 세 복음서 모두 우리의 ‘죄’ 용서를 구하고 있는데, 원문의 그리스어 단어의 일차적 의미는 ‘빚, 채무’입니다. ‘죄 지은 자’, ‘잘못한 사람’의 원래 의미도 ‘빚진 사람, 채무자’입니다. 물론 신학적으로 하나님께 진 ‘빚’을 ‘죄’로 해석할 수 있긴 하지만, 어쨌든 원문의 뜻은 일차적으로 ‘빚’이 맞습니다.

주기도문은 예수가 교회에게 직접 가르쳐 주신 기도이기 때문에 기독교 역사에 걸쳐 가장 거룩한 기도로 여겨져 왔습니다. 초기 기독교에서는 회심자들이 세례받을 때 이 기도를 했다는 증거가 있습니다(카르타고의 끼쁘리아누스, 3세기). 또 성만찬에서 주기도문을 암송했다는 기록은 4세기 교부 예루살렘의 끼릴루스에게서 발견됩니다. 세례와 성만찬 외 다른 기도와 예배 때 주기도문을 암송한 것도 6세기 이후 기록에 일관되게 나옵니다.

한국 개신교회의 주기도문 사용은 이런 오래된 교회의 전통과 사뭇 다른 모습을 보입니다. 우선 대부분 예배 중에 주기도문을 암송하지 않습니다. 성만찬을 매주 거행하지 않는 현상과도 맞물려 있지만 성만찬을 거행할 때도 주기도문을 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주일 대예배를 마칠 때 주기도문을 노래로 부르기도 하고, 목사가 축도를 하게 되면 주기도문을 생략하기도 하지만 어쨌든 주기도문의 위치가 예배의 맨 끝자리, 종결의 기능이라는 점은 한국 개신교회에서만 볼 수 있는 특이한 현상입니다. 목사의 축도가 없는, 그래서 ‘덜 중요하게’ 간주되는 수요예배, 금요예배, 새벽예배 등에서는 거의 항상 주기도문으로 예배가 마칩니다. 심지어, 성가대 연습, 혹은 회의를 마칠 때도 주기도문을 하는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주기도문을 언제든 하지 말란 법은 없습니다. 하지만 그냥 모임을 마치자니 어색하고, 한 사람이 기도를 하자니 부담스러워서 주기도문으로 마무리를 해 치운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어서 씁슬합니다.

3세기 교부 떼르뚤리아누스는 주기도문을 ‘모든 복음의 요체’라고 했고, 5세기 아우구스띠누스는 모든 기도들의 원천이라고 했습니다. 고백자 막시무스, 토머스 아퀴나스, 아빌라의 테레사 등은 주기도문에 관한 자세한 주해와 묵상을 남겼습니다. 이토록 중요한 기도, 주기도문을 예배의 중심에 두고 고대로부터 전해 오는 기독교 전통을 존중하면서 사용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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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교양사전 365] #37 책임 (이종원 교수, 계명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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